[학부모] 학부모교실

특목고와 일반고는 학생선발 방식이 완전히 다른 학교이기 때문에 특목고와 일반고의 학력 및 대입실적을 단순히 수치만 놓고 비교하며 특목고 우위, 일반고 열세 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올바른 접근법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목고와 일반고를 단순비교하며 우열을 가려서는 안 되지만, 왜 특목고 학생들의 학력과 일반고 학생들의 학력이 점점 벌어지게 되는지는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특목고 학생들과 일반고 학생들의 실력차이는 언제부터 벌어지기 시작할까요?

일부 사교육업체들에서는 유치원이나 뱃 속의 태아 시기부터 벌어진다고도 이야기 하는데 캉쌤은 1차 시점이 초등학교 4학년, 2차 시점이 중학교 2학년 1학기, 3차 시점이 중학교 3학년 12월, 4차 시점이 고등학교 입학 후라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1차 시점 : 초등학교 4학년 >

특목고 학생들 중에는 국제중 출신이나 국제중 준비를 했던 학생들이 많은데 국제중학교 준비가 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국제중에 불합격한다고 할지라도 교과와 비교과 스펙을 관리해 본 경험과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경험은 학생들에게 큰 재산이 됩니다. (그 대신 불합격할 경우 학생들에게 큰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의지로 입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학생들의 경우는 크게 삐뚫어지기도 합니다.)

< 2차 시점 : 중학교 2학년 1학기 >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내신 반영시기가 변화될 수 있지만, 2013학년도 특목고 입시 기준으로는 내신이 반영되는 중학교 2학년 1학기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들의 마인드 및 실력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일반고 진학을 고려 중인 학생들에게는 내신시험이 그냥 스쳐가는 수 많은 시험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지만,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내신시험이 특목고 입학시험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험을 대해는 태도나 긴장감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나 긴장감의 차이가 학습집중력 및 능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요. 목표를 가지고 일관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는 학생과 그냥 열심히만 하는 학생의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3차 시점 : 중학교 3학년 12월 >

중학교 3학년 12월 초반이면 진학할 학교의 유형이 어느 정도 결정되다 보니 이 때부터 본격적인 고교생 모드 전환이 시작됩니다.

특목고 합격생들의 경우 합격 몇 일 후 진행되는 예비소집 시 특목고로부터 막대한 양의 입학전 과제를 받아오는 것은 물론이고 1월부터 입학전 예비교실이 시작되다 보니 대부분의 특목고 합격생들은 12월부터 고등학생 모드로 전환됩니다.

그러나 일반고 진학 예정 학생들 중에는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놀 시간이 없다'며 이 시기를 마음껏 즐기며 노는데 허비하는 학생들이 많지요. 졸업에 필요한 출석일수를 이미 채웠기 때문에 학교에 출석하지 않거나 지각/조퇴 등 불성실한 학업태도를 보이는 학생들도 많고요.

중3 겨울방학은 학창시절에 3번 찾아오는 터닝 포인트(초6/중3/고2 겨울방학)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를 놓쳐버려서 고교생 모드 전환이 늦어지고, 이럴 경우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을 소위 '중학생 물 빼느라' 어영부영 보내기 쉽습니다.

그 뿐 아니라 고등학교 생활 중 입시대비에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고등학교 1학년 입학(3월)부터 고등학교 3학년 수능(11월 초) 이전까지의 약 32개월(수시의 경우는 더 짦음)이다 보니 중학교 3학년 12월부터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3개월을 놓쳐버리면 대입 수험기간의 약 10%를 놓쳐버리는 꼴이 되지요. 1분 1초가 아쉬운 대학입시에서 10%의 수험기간을 놓친다는 것은 엄청난 손해임은 캉쌤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 4차 시점 : 고등학교 입학 후 >

수시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내신불이익을 감수하고 특목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대표 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학습분위기'때문일 것입니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학습분위기는 하늘과 땅 차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내신의 이점은 얻을 수 있지만 그 외의 것들은 대부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합니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열공할 수 있는 강철같은 의지가 필요하지요. 학업에 방해가 된다면 절친했던 친구와의 교우관계도 정리할 정도로요. 그러다 보면 고등학교 때는 주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년 후에는 그 친구들로부터 아부와 질시를 받을 것입니다. (빌 게이츠가 고등학교를 방문해서 한 연설 내용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공부 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한테 잘 보여라. 사회 나온 다음에는 그 바보 밑에서 일하게 될지 모른다)

대학진학의 길은 여러가지가 있고, 학생들마다 적합한 길이 다르기 때문에 명문대 진학을 희망한다고 할지라도 모든 학생이 특목고에 진학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명문대 진학을 희망한다면 특목고 입시에 도전하지 않을지라도 특목고 지망생들만큼의 학습량을 소화할 필요가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특목고 준비를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신다면 캉쌤은 단호하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겠지만, '모든 학생이 특목고 지망생들만큼 공부를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신다면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신다면 특목고 진학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특목고 지망생들만큼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답변드리고 싶네요.

초/중학교 때는 학습난이도도 낮은데다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적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감이 좋은 학생들의 경우 조금만 공부를 해도 상위권 성적을 얻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학습난이도가 급상승할 뿐 아니라 다 같이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에 성적을 올리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럴 때 힘을 주는 것이 바로 그 동안 쌓아온 누적학습량이지요.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누적학습량의 차이가 성적의 차이를 만듭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입학 이전에 충분한 학습량을 저축해두세요. 지금 저축해 둔 학습량이 나중에 여러분에게 시간여유라는 이자를 돌려줄 것입니다.

추신.
스홀맘 : 우리 아이는 잠재력이 많은 아이이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되면 맘 잡고 공부해서 성적이 쭉쭉 올라갈꺼에요.
캉쌤 : 고등학교 진학 후 철이 들어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아이의 잠재력만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게다가 잠재력이라는 것은 스프링과 같기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 후 충분히 튀어오르기 위해서는 초/중학교 때 충분한 학습량으로 스프링을 강하게 눌러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탄력(잠재력)이 뛰어난 스프링(학생)일지라도 충분히 눌러(누적학습량)주지 않으면 위로 튀어오를(성적향상) 수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