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매년 특목고 입시를 지켜보다 보면 본인의 종교와 다른 종교의 특목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입학요강을 읽어보면 특정 종교계열의 학교이기에 해당 종교의 학생들만 지원해줄 것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지만, 입학요강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거나 입학요강을 무시하고 지원하는 학생들이지요. 그리고 이런 학생들 중 상당수가 당연히 불합격 됩니다.

특정 학교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해당 학교의 입학요강 조차 읽어보지 않고 지원을 한다라니 입시를 지도하는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참 황당한 일이지요.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불합격한 학생의 학부모님들 중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학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심지어 소송을 걸겠다며 협박하는 분들도 계시다라는 것이지요. 본인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지원했으니 그냥 합격시켜달라는 것인데, 자식 일에는 누구나 무모해진다고 하지만 정말 무모한 학부모님이신 것이지요.

그러면서 이런 불평불만을 늘어놓습니다. 무슨 학교가 종교를 따지냐? 그럼 다른 종교 학생은 아예 지원하지도 말라는 이야기냐? 그런 것이면 아예 지원하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막았어야 하지 않느냐? 지원은 받아놓고 탈락시키는 것이 어디 있느냐? 지원을 받으니까 타 종교여도 괜찮은 줄 알고 지원한 것 아니냐? (사실 이런 항의를 하시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의 경우 입학요강을 읽어보지 않고 지원한 경우이기 때문에 해당 학교가 종교 계열 학교이기 때문에 타 종교는 지원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입학요강에 명시되어 있다라는 사실 조차도 모르시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다 불합격 후 원인을 따져보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뒤늦게 이것 저것 말을 만들어 붙이며 항의하시는 것이지요. 원색적인 욕설과 저주와 함께요. 심지어 해당 학교에 합격한 학생들까지 모두 싸잡아가면서요.)

네. 해당 종교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사립(!)학교 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교를 따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종교학생들만 지원해달라고 분명히 입학요강에 명시해놓았고요. 그래서 해당 학교도 가능하다면 특정 종교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목고의 학생선발에 대한 규정권한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할 교육청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 종교학생들의 지원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런 사실을 입학요강에 명시해 놓은 것인데 입학요강 조차 읽어보지 않고 지원할 정도로 학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으면서 학교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과 항의를 한다라는 것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지요.

역으로 생각해보면 매우 간단한 일입니다. 불교신자가 교회에 찾아가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거든요.

나는 불교신자인데 교회의 시설과 프로그램이 좋아보이니까 교회를 다니고 싶다. 그러나 기독교를 믿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에 기독교의 교리는 거부하겠다.

따라서 사립학교에 지원할 때에는 해당 학교가 어떠한 종교를 갖고 있는지 꼭 한 번씩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종교계열의 학교인 경우 해당 사항이 입학요강 및 홈페이지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추신 1. 종교가 다르다라는 이유로 무조건 불합격되는 것은 아닙니다. 종교가 다른 학생들도 많이 다니고 있거든요. 다만, 종교계열의 학교의 경우 조회나 종례시간에 기도를 하거나 종교수업을 듣는 등 종교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데 이 활동을 거부하지 않겠다고 하면 됩니다. 그것이 싫다면 해당 학교에 지원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강제로 배정받아서 가게 되는 학교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지원해서 가는 학교니까요.

추신 2. 강제로 배정받아서 가게되는 일반고에서 종교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종교계열 학교임을 밝히고 해당 종교의 학생들만 지원해 달라고 미리 밝힌 선발형 학교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요. 종교 때문에 지원하는 학생들도 있을테니까요.

추신 3. 입학지원시 입학요강을 읽는 것은 수험생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자 필수과정입니다.

추신 4.
스홀맘 : 위와 같은 터무니 없는 행동을 하는 학부모가 설마 있겠나요?
캉쌤 : 스홀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입니다. 학교만 비난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해당 학교에 합격한 다른 학생들까지 폄하하며 험한 말을 하는 학부모님들이 계셔서 참 난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