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영어공부의 필요성

요새 외국어 한 두개쯤은 이제 경쟁력도 아니란 말이 쉽게 나올 정도로 외국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과 실력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중국어가 뜬다는 말은 이미 식상해졌을 정도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기타 외국어에 대한 열기는 대단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영어만 봐도 고급의 영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한 것은 아니다. 일반인이 무슨 거창한 영어를 구사할 것도 아니고 간단한 대화만 가능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사정은 다르겠지만, 앞으로의 사회에서 영어 능력은 선택적 경쟁력이 아니라 필수적 생존력으로 바뀔 것이므로 간단히 노력하면 되겠지 라고 보아서는 안된다. 지금도 주변 지인들을 보면 영어실력이 부족한 것만으로 이미 도태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정말 냉정하게 고민해보면 수학이나 다른 과목이야 공부를 조금 못해도 대학진학이외에는 그다지 쓸 일이 별로 없지만 영어는 못할 경우 평생을 따라다니며 발목을 잡기 때문에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면서도 영어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우리말과 어순이라든가 언어적 기원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평소에 별로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유럽의 여러 언어들의 유사함은 우리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기원을 같이 하고 있으며 주변국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왕래가 빈번하므로 사용할 기회나 필요가 우리나라의 그것에 비교가 안된다. 한마디로 배우기도 어려운데다가 쓸 일이 없으니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첫 번째 이유야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적인 문제이지만 두 번째 문제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 영어 교육의 문제점

그래서 요새 시중에서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해보면 중학교 진학 전까지는 영어학습지라든가 각종 사교육을 통해서 듣기나 말하기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다가 중학교 진학후 부터는 토플 등의 문법공부나, 내신성적을 위한 공부, 입시 위주로 드라마틱하게 전환하여 공부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또한 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기초가 없는 학생이 외국 교과서를 배우거나, 너무 조기에 문법을 배우거나, 영어 불사용환경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선진적인 교수법에 따라 공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영어를 쉽게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첫 번째는 노출이고 두 번째는 적절한 시기이다.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주 영어에 노출되어야 한다. 영어방송이나 영화, 활자, 외국인 친구,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또 그 시기에 맞는 교육이 중요하다. 시기를 놓쳐버리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적은 결과밖에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어릴적 듣기나 말하기를 배우는 것 까지는 좋다. 특히 발음도 신경을 써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어떠한 언어라도 내가 발음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 때 더 흥미와 재미, 관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또한 이 단계에서도 읽기에 대해서 너무 소외시켜서는 안된다. 영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로서만 활용하려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방송을 듣고,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고,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갖추어야만 앞으로의 사회에서 진정한 영어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릴적부터의 읽기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문법을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문법적 체계없이 반복에 의해서 언어를 습득하려면 매일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졌을 때 그렇게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고 싶다면 꼭 영문법을 공부하되 중학교 1학년말 즈음부터 공부하면 된다. 그 전에 너무 조기에 문법을 공부하도록 하면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어공부에 흥미를 가지려면 영어사용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매우 좋다. 짧은 외국여행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또는 외국인 강사를 접할 기회라든가, 방송 등을 접할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필요가 의욕과 실행을 낳기 때문이다. 단어암기나 독해를 하는 것도 너무 입시위주로 하지 말고 많이 발음해보거나 들어보거나,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고, 신문, 잡지, 설명서, 소설책 등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혹은 친척어른이 외국인과 능숙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열심히 영어공부하기로 결심하는 아이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한 가지 내용을 덧붙여본다. 영어를 공부하고 배우는 것은 단기간의 목표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재미를 느끼고 실력이 늘어가는 보람을 느껴야만 한다. 눈앞의 결과나 변화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장기간의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영어공부는 계단처럼 단계가 있어서 어느 순간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듯이 보이다가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때가 있다. 이러한 특징을 잘 알고 아이가 힘들어할 때에 용기를 주어야 한다. 특히나 부모가 더 조바심을 내서는 안된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해서 이해하고 변화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아이가 스스로 영어에 능통해지도록 가르치는 지름길이다.